스케일만 있는 오락 영화?
마블의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페이즈 2까지 진행되면서 꽤나 많은 영화들이 개봉했는데, 토르: 다크 월드는 그중 완성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 마블 팬덤에선 문제작으로 취급받는 편이다.
특히나 혹평을 받은 부분은 MCU의 많은 매력적인 빌런들 사이에서 최악이라 평가받는 빌런 '밀레키스'이다. 메인 빌런임에도 굉장히 적은 분량과 직접적인 힘이나 매력을 보여준 부분이 없었다. 일방적으로 당하는 모습만 보여주며 많은 관객에게 실망을 안겨줬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모든 갈등이 등장하는 영화에는 주인공만큼이나 매력적인 악당이 필수인데, 매력적인 세계관과 주인공에 비해 메인 악당으로서의 존재감이 없었다.
액션에 대한 평가도 좋지 않았는데, 말레키스와의 최종 전투에서 만큼은 멋지고 강력한 액션을 기대했지만 단순한 액션만 반복해 스케일도 작고 박진감도 부족하다. 심지어 신체적으로 능력이 한참 떨어지는 캡틴 아메리카의 개인 영화에서 보여주는 액션보다 못한 연출이라는 평가도 있다. 토르 시리즈의 다음 편인 라그나로크에서 굉장히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보여줬기 때문에 전작인 다크 월드는 더욱 비교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마블 영화를 즐길 때 엄청난 작품성이나 메시지보다는, 화려한 캐스팅과 볼거리 등 오락영화로써 즐기기 때문에 별생각 없이 재미있게 봤었던 기억이 있다.
기원전부터 이어진 우주의 이야기
기원전 2988년, 5000년에 한 번씩 위그드라실의 아홉 세계가 일렬로 정렬되는 '컨버전스'라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를 틈타 다크엘프 종족은 '에테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물질로 우주의 모든 빛을 흡수해 어둠으로 바꾸려 한다. 이들에 맞서 아스가르드의 '보르'왕은 '말레키스'가 이끄는 다크엘프들과 전쟁을 벌인다. 고전 끝에 다크엘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아스가르드는 에테르를 손에 넣었으나 이를 없앨 방도가 없어 보르왕은 에테르를 은밀한 곳에 봉인해 아무도 찾지 못하게 한다. 전쟁에서 패배한 말레키스는 '알그림'등 몇몇 부하를 데리고 도망쳐 우주 어딘가에 숨어들어 깊은 동면에 빠진다.
다시 현재의 아스가르드, 지구에서 벌인 짓으로 인해 로키는 오딘에게 끌려온다. 오딘은 자신의 부인 '프리가'의 간청으로 로키를 처형하지 않고 감옥에 가둔다. 토르와 그의 동료들은 우주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세력들을 제압하며 아홉 왕국을 순회한다. 모든 저항군을 물리친 토르에게 오딘은 결혼을 하는 것이 어떻냐 묻지만, 토르는 지구에 있는 제인 포스터를 생각한다. 한편, 지구에 있는 제인 포스터 또한 토르를 그리워하고 있다. 이때 제인 일행은 런던 외곽의 폐건물에서 이상현상을 발견한다.
이상 현상을 관찰하던 제인은 건물 한쪽에서 이상한 힘에 이끌려 알 수 없는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거대한 바위틈에 그동안 봉인되어 있던 에테르를 보게 된다. 에테르는 제인을 덮쳐 그녀의 몸에 흡수되고, 제인은 정신을 잃는다. 에테르의 봉인이 풀리자마자 긴 시간 동면중이던 말레키스와 그의 부하들은 깨어나 이를 감지하게 된다. 헤임달을 통해 제인의 안부를 확인하려던 토르는 그녀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곧장 지구로 향한다. 홀로 깨어나 일행을 만난 제인의 앞에 토르가 나타나 재회하게 된다. 제인의 몸에 에테르가 흡수된 걸 본 토르는 곧장 그녀를 아스가르드로 데려간다.
다크엘프들은 그들의 고향 스바르트알프헤임에 집결하고, 말레키스는 에테르의 회수를 위해 아스가르드를 침공할 계획을 세운다. 말레키스의 부하 알그림은 아스가르드의 포로로 위장해 감옥으로 침투하게 되는데, 잠입에 성공한 알그림은 괴물로 각성해 로키를 제외한 모든 간수들을 풀어준다. 그럼에도 로키는 알그림에게 아스가르드 왕궁의 방어막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말레키스는 방어막이 해제된 아스가르드에 우주선들을 이끌고 침입해 전투가 벌어진다. 격렬한 저항 끝에 아스가르드는 다크엘프를 막아내지만 오딘의 아내이자 여왕인 프리가는 전투 도중 사망한다.
프리가를 잃은 오딘은 분노와 슬픔에 휩싸여 이성을 잃고 아스가르드 종족 모두를 행성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명령한다. 감옥에 갇혀있던 로키는 토르와 함께 어머니의 복수를 하기로 약속하고, 이들은 오딘의 추격을 따돌리고 제인과 함께 다크엘프의 본거지인 스바르트알프헤임으로 간다. 말레키스는 토르 일행의 등장으로 에테르가 본인의 행성에 있는 것을 감지한다. 로키는 말레키스와 만나기 직전, 토르를 배신하고 그를 제압하여 제인과 함께 말레키스에게 넘긴다. 말레키스는 로키를 의심했지만 감옥에 갇혀있던 로키를 그의 부하 알그림이 알아보게 되고, 이에 말레키스는 제인의 몸에 흡수되었던 에테르를 추출한다.
제인의 몸에서 에테르가 완전히 추출되자 로키의 배신으로 제압당해 있는 줄 알았던 토르가 번개를 소환해 말레키스에게 일격을 가한다. 로키의 배신은 속임수였던 것이다. 전투가 벌어지는데, 알그림이 토르와 로키를 상대하고 있는 동안 에테르를 흡수한 말레키스는 우주선을 타고 사라진다. 로키는 알그림을 간신히 제거하지만 치명상을 입어 토르의 품에서 사망한다.
전투가 끝난 후, 밀려오는 모래폭풍을 피해 토르와 제인은 근처 동굴로 피신하게 된다. 동굴의 깊숙한 곳은 지구에서 이상현상이 발현되었던 런던의 폐건물과 이어져 있었다. 지구에 도착한 토르와 제인은 그녀의 일행들을 만나게 된다. 셀빅 박사는 제인의 몸에서 에테르가 빠져나갈 때 그녀가 보게 됐던 환상을 분석해 말레키스가 그리니치에서 에테르의 어둠의 힘을 개방하게 될 것을 알게 된다. 즉시 그리니치로 간 일행들은 그곳에서 말레키스를 만난다. 최후의 전투가 벌어지게 되고, 토르는 일행들의 도움으로 말레키스를 간신히 제압한다.
사태는 마무리되고, 아스가르드로 돌아온 토르에게 오딘은 왕위를 이을 생각이 있는지 묻는다. 토르는 이를 사양하고 전사로서 제인과 함께 살겠다며 왕궁을 떠난다. 떠난 토르의 뒤로 오딘의 모습이 변하게 되는데, 놀랍게도 그의 정체는 로키였다. 로키는 알그림과의 전투에서 사망한 척했던 것이었다. 로키가 미소를 지으며 영화는 끝이 난다.
혹평이 많지만 좋은 영화
아스가르드의 자세한 생활상과 세계관을 상세히 묘사하고, 전투의 공간이 지구를 넘어 우주의 배경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큰 스케일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로키의 캐릭터가 좀 더 입체적으로 묘사되었는데, 애정결핍에 시달리는 양자와 야욕이 넘치는 야심가의 이미지를 적절하게 조화시켰다. 빌런이 빈약했던 단점을 메꿔버릴 정도로 매력적인 로키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기대하 컸던 탓인지 혹평이 대다수였지만 흥행은 전편에 비해 2억 가까이 증가했다는 점으로 봤을 때, 로키의 영화는 충분히 볼 만한 영화임을 증명한 것 같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