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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2008) - 순수해서 더 비극적인 영화

by haesoll 2022. 4. 17.

출처 구글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독특한 제목의 뜻

 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은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 '존 보인'의 소설이 원작인 작품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끔찍한 홀로코스트 현장인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배경으로 한다. 줄무늬 파자마는 순수한 소년의 눈으로 본 당시 수용된 유대인들의 죄수복일 것이다. 영화는 순수한 아이의 시각으로 당시 나치 독일의 악독함과 잔혹함, 광기를 더 극대화시켜 보여준다.

 

 하지만 원작이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소설인 탓인지 영화에 주 배경인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고증이 현실보다 너무 덜 잔인하게 묘사됐다. 우선 아우슈비츠는 폴란드에 위치해 있는데, 그곳에 수용된 유태인과 감시하는 독일군이 서로 언어의 장벽을 경험하지 않는다. 영화는 수용소를 배경으로 어린아이들의 우정을 다루는 영화인데, 현실에서 나치들은 일할 수 없는 어린아이들은 수용소에 도착함과 동시에 가스실로 보내버렸다. 또한 어린아이들이 뚫려버린 철조망을 마음대로 다니는데도 그곳에 수용된 어른들이 그것을 이용해 탈출할 생각을 못한다는 것이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점이다. 그 외에 아우슈비츠의 철저하고 삼엄한 보안으로 어린아이들 뿐만 아니라 사람이 그곳의 철조망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던 것이 현실이다.

 

우정의 시작

 1940년대 초반,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다. 8살의 독일 소년 '브루노'는 베를린에 위치한 나치 독일 휘하의 대저택에 살고 있는 부잣집 도련님이다. 나치의 유능한 장교인 브루노의 아버지 '랄프'는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한다. 랄프는 '유대인 포로수용소 관리'라는 임무를 받아 폴란드로 전출되고, 랄프와 브루노를 포함해 그의 모든 가족은 폴란드로 이사를 가게 된다.

 

 폴란드로 이사 온 브루노는 자신의 방에서 창문 너머로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에 갇힌 유태인들을 보게 된다. 유태인들은 모두 줄무늬 죄수복을 입고 있다. 시골생활에 지루하던 브루노는 유태인들을 농장의 농부라 착각하고, 그들과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뻐한다. 하지만 철없는 브루노를 랄프가 제재한다.

 

 집안의 어른들은 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사람들이 누군지도 알려주지 않고, 자신이 직접 나가서 알아볼 수도 없기에 브루노의 호기심은 더욱 커진다. 브루노는 아무 인프라도 구축되지 않은 수용소 주변에 살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학교도 가지 못했고 또래 친구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  브루노의 부모님은 가정교사를 고용한다.

 

 어느 날, 브루노는 폐타이어로 만든 그네를 타다가 떨어져 다친다. 다친 브루노를 그의 집에서 시종을 들던 유태인 '파벨'이 치료해준다. 브루노는 파벨의 이야기를 들으며 전에는 의사였던 그가 지금은 자신의 집에서 잡일을 하는 잡부가 된 것에 의아함을 갖는다. 브루노의 엄마는 랄프의 부하의 말실수로 인해 수용소가 사실은 유태인을 학살하는 장소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곳은 자신의 아이들이 지내기에 좋지 않은 환경이라는 걸 알게 된다.

 

 혼자 놀던 브루노는 호기심에 집의 뒷문으로 나가게 되는데 그곳은 수용소로 이어져 있다. 수용소 구석에서 쉬고 있는 유태인 소년 '슈무엘'을 발견한 브루노는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가 된다. 그리고 슈무엘이 자신의 집에서 일하게 되자 브루노는 기뻐하며 자신의 케이크를 슈무엘에게 주게 되는데, 이 사건으로 슈무엘은 다시 수용소로 돌아가고 처벌을 받아 크게 다치게 된다. 미안함을 느낀 브루노는 슈무엘을 찾아가 사과를 하며 대화를 하는데, 이때 슈무엘은 같은 수용소에 있지만 보지 못하는 아버지를 찾는 것이 소원이라고 얘기한다. 이에 브루노는 자신이 죄수복을 입고 수용소에 들어가 슈무엘의 아버지를 찾아주는 것이 최적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내의 설득으로 랄프는 아이들을 위해 수용소와 거리가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가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이사 당일, 브루노는 슈무엘의 아버지를 찾기 위해 큰 샌드위치 하나를 들고 수용소에 몰래 들어가게 된다. 삽으로 철조망 밑을 파내고 슈무엘이 챙겨 온 죄수복을 입고 수용소에 몰래 들어간 브루노는 그곳의 삼엄한 환경과 사람들이 죽어가는 신음소리, 사람들의 처참한 몰골에 두려워한다.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참아내며 브루노는 슈무엘의 아버지를 계속해서 찾는다. 막사를 찾아보려던 슈무엘과 브루노는 독일군에 의해 사람들과 함께 가스실로 끌려간다. 한편, 브루노의 집에서는 사라져 버린 브루노를 찾기 시작한다. 수용소의 울타리에서 삽과 브루노가 벗어놓은 옷을 발견한 가족들은 브루노가 울타리 안으로 들어간 것을 깨닫고 급하게 수용소 안으로 들어간다. 뒤늦게 가스실에 도착한 랄프는 아들이 이미 죽었다는 사실에 큰 슬픔을 느끼고, 브루노의 엄마는 빗속에서 자신의 아들의 옷을 껴안고 흐느끼는 모습과 함께 영화는 막을 내린다.

 

원작에서의 뒷 이야기

 원작에서는 브루노의 죽음 이후의 상황을 보여주는데, 예상대로 한 가족이 비참하게 무너지는 모습이다. 브루노의 가족들은 그가 죽은 뒤 엄청난 상실감에 슬퍼하고, 랄프는 독일의 패전 이후 연합군에 의해 전범재판소로 끌려간다. 랄프는 나치 독일군에 입대한 사실을 자랑스러워하고 의무감을 가지고 일하지만 정작 가족관계는 자신의 아들의 죽음으로 파탄 난다. 나치 독일군들은 패전 이후 전범 재판소에서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거나, 사형 판결을 받는다. 명예롭게 생각하던 나치 독일군의 입대는 랄프 인생의 파탄을 가져온다.

 

 브루노의 누나 '그레텔'은 동생의 죽음으로 나치 독일이 얼마나 잘못된 사상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되고, 브루노를 잃은 상실감에 우울해하는 엄마를 계속해서 돌봐야 했다. 이 사건으로 그녀는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사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회 분위기와 나치 독일을 순수한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나치가 얼마나 잔인하고 무자비한 짓을 저질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로 인해 힘에 의한 지배로 통치되는 세상이 얼마나 반 사회적이고 반 인륜적인 행동들을 아무 죄책감 없이 합법적으로 행할 수 있는지, 인간이 얼마나 무지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사실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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