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상호 감독의 첫 장편 애니
2011년 11월 3일 개봉한 성인용 스릴러 애니메이션인 돼지의 왕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개봉 당시 인터넷 예매 44초 만에 매진되는 등 큰 관심을 이끌었습니다. 여섯 부문에서 상을주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영화진흥기구상, 한국영화감독조합상, cgv무비콜라주 상을 받아 3관왕을 달성했습니다. 전국 20여 개의 관에서 개봉하여 2,4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였고, 상영을 마감할 때까지 19,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2012년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최초로 2012년 칸 영화제에 초청되었습니다. 또한 에든버러 국제영화제와 LA, Newyork 아시아 필름 페스티벌, Sydney 영화제, Paris 시네마 영화제, 몬트리올 판타지아 영화제 등에도 초청받았습니다.
내용은 매우 어둡고 불편한 현실을 잔혹하게 묘사하여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학생들 간의 폭력과 정치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강자가 약자에게 행하는 폭력과 권력, 독재에 대한 풍자와 사회의 부조리함과 불만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습니다.
언제나 존재했던 이야기
영화의 시작은 다소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된다. 주인공인 '황경민'은 회사 부도 후 충동적으로 아내를 살해한 후 울부짖는다. 그때 돼지의 형상을 한 중학교 시절 경민의 우상 '김철'이 환상으로 나타나 얘기한다.
놀고먹어도 잘 사는, 소위 말하는 금수저들은 애완견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돼지이고 돼지의 존재는 팔다리가 찢겨나간 후 가치가 생긴다고. 하지만 돼지가 고작 그 정도의 가치밖에 없냐고 되묻는다.
그 환상 이후 황경민은 중학교 동창인 정종석을 찾아 나선다.
실패한 소설가인 종석은 대필작가로 근근이 먹고살고 있다. 대필 내용이 엉망이란 이유로 상사에게 욕먹고 집에 들어온다. 밤늦게 들어온 동거녀 이명미에게 화풀이 후 집 밖에 나와 15년 만에 찾아온 중학교 동창 황경민의 전화를 받게 된다.
그 후 경민과 종석은 만나게 된다. 둘은 술자리를 하며 철저한 계급사회에서 짓밟히던 자신들의 과거를 회상한다. 그들이 다니던 중학교는 공부도 잘하고 집안도 잘살던 반장 강민과 그의 패거리, 선배 학생회가 학생들을 상대로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던 곳이었다. 경민과 종석은 이들에게 찍혀 온갖 수치와 폭력을 당했다.
어느 날 경민에게 화풀이하던 강민을 같은 반인 김철이 폭행해 기절시켜 버린다. 김철은 항상 교실 뒤편에서 잠만 자던 조용한 아이였다. 그 후 어느 날과 다름없이 종석을 괴롭히던 강민과 그의 패거리들을 또다시 김철이 폭행하여 제압한다.
이 일로 김철은 2주간 정학을 받게 된다. 김철은 경민과 종석을 자신의 아지트인 빈집으로 불러 약육강식 세상에서 지배자를 개로, 피지배자를 돼지로 비유를 들며 자신의 생각을 설명한다. 개에게 잡아먹히고 지배당하는 돼지가 되지 않기 위해서 악당이 돼야 한다며 길고양이를 칼로 사정없이 찌른 후 다음 종석과 경민에게도 찌르도록 시킨다. 그 후 종석은 자신이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살아남고 승리하기 위해선 악당이 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며칠 후 정학이 풀린 철이는 강민이 경민을 어김없이 괴롭히는 걸 보고 구타한다. 또한 1학년의 대장이던 송석응 마저 때려눕힌다. 그렇게 철이는 약자들인 돼지들의 왕이 되었다.
그러나 김철이 돼지의 왕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학생회에서 복수를 위해 김철을 학교 옥상으로 불러내 폭행을 한다. 이때 김철이 학생회 패거리들과 싸우다가 흉기를 사용하는 것을 선생에게 들켜 1학년 1학기가 지나기 도전에 김철은 퇴학을 당하게 된다.
퇴학당한 김철은 아지트에서 복수를 위한 생각을 하게 된다. 아침 조회 시간 모두가 보는 앞에서 학교 옥상에서 투신을 하여 자신과 약자들을 괴롭히던 패거리들을 저주하고, 평생 자신들의 과거를 그저 즐거웠던 추억으로 남길 수 없게 할 것이라는 계획을 경민과 종석에게 말한다.
며칠 후 아침 조회 시간, 학생 모두가 운동장에 모인 그 시각 철이는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린다.
그날 사건이 일어나기 전, 철이는 경민에게 부탁을 한다. 사실 김철은 너무 두려워 뛰어내리는 연기만 하고, 그 일로 인해 다시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하도록 하고자 한다는 것. 자신이 옥상에서 보일 때 소리쳐 달라 부탁한다. 하지만 철이가 옥상에서 보인 그 순간 뒤에서 종석이 김철을 밀어버린 것.
다시 현재, 이 사건의 진실을 경민만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경민은 종석이 그 일을 벌인 이유가 우리를 위함임을 알고 있어 묵인해온 것이다.
종석은 분노하며 말한다. 철이는 우리의 왕이 되었어야 했다고. 그러나 경민은 그래서 뭐가 달라졌냐고 외친다.
결국 김철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자신들이 약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은 것. 허탈감을 안고 종석은 운동장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학교 위 옥상엔 경민이 서 있다. 20여 년 전 철이가 서있던 그 자리에. 경민은 철이가 해내지 못한 일을 자신이 하겠다며 뛰어내린다.
차가운 도심의 모습과 서글픈 밤하늘이 보이며 막이 내린다.
상영 이후
2011~2012년 집단 괴롭힘 등으로 학교 내 폭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일진에 대한 처벌이 추진되며 이 작품이 주목받았다.
돼지의 왕의 시대적 배경은 지금보다 옛날이지만, 시간이 한참 지나도 변하지 않는 현실과 학교에서 사회로 부조리가 전이되는 것을 생각하며 작품을 감상할 필요가 있다. 시간이 지나도 절대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상처와 트라우마, 늘어나는 피해자와 처벌받지 않는 가해자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이 작품은 2022년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로 제작되어 현재 방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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